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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민원상담

RE: 한 여름밤의 꿈을 선물해주신 3300번 기사님을 칭찬합니다.
명성
view : 79
안녕하세요, 주식회사 명성입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 내어 작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기사분 및 영업소에 사례를 전달하고 칭찬하여
좋은 모습 보여 드리도록 더욱 노력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원글]-----------------------------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반의 여성입니다. 지난 7월 31일 밤 9시 30분, 일산백병원 정류장에서 3300번 버스를 타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주신 기사님께 감사를 표하고 싶어 뒤늦게 글을 작성합니다.
7월 31일, 저는 다음날 오후에 시즈오카로 가는 여정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결항이 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후다닥 오전 비행기로 일정을 바꿔 미리 싸둔 캐리어를 들고 막차가 끊기기 전에 3300번 버스를 타러 나갔습니다.
다행히 버스를 무사히 탈 수 있었고, 저는 자그마한 20인치 캐리어를 들고 맨 앞자리에 앉았습니다. 맨 앞자리는 정면의 유리창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혼자 떠난 저의 시즈오카 여행은 공항버스를 타는 것 마저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기사님께서는 캐리어를 세우고 붙잡고 있지 말고 그냥 눕히라고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몽골 가세요?" 라는 말씀과 함께 저와 기사님의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그 때 버스에는 승객이 아무도 탑승하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시즈오카에 가는데, 사정이 있어서 공항에서 밤을 새울 목적으로 출발한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기사님께서는 제가 지루할 틈도 없이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습니다. 어느 시간대에 탑승하느냐에 따라 주로 어떤 국가로 여행을 가는지 말씀해주시는 모습은 정말 베테랑 같으셔서 멋졌습니다.
기사님께는 제 또래의 따님분이 계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렇게 그 날 3300번의 버스는 저를 제외한 승객 분들이 단 한 분도 타지 않으신 채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차창 밖으로 시야에 담기는 풍경은 달리는 고속도로 뿐이었지만 공항에 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떨리고 설레었습니다. 6년만에 밟는 공항이니까요. 떨리다고 연신 말씀드렸던 게 기억이 납니다.
괜한 고민들도 이야기를 하게 됐었는데 아버지의 입장으로 말씀해주셨던 다양한 이야기들도 있었지요.
가장 감동을 받았던 건, 기사님께서 호탕하게 웃으시면서 버스가 아니라 택시라고 생각하라고 하셨던 부분이 왠지 모르게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여행의 시작에 떨리는 마음을 붙잡고 즐겁게 해주신 분이 바로 기사님이셔서, 시즈오카에 가서도 행복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8년째 정신과에 내원하고 있는 불안 증세가 심한 양극성 정동 장애(쉽게 말하면 조울증) 환자입니다. 기분이 좋아지는 날이 가끔 있다가, 평소에는 우울한 상태로 지내는게 대부분입니다.
그 때 꿈만같았던 (기사님 말씀을 빌려)버스 택시의 경험이 아니었더라면, 두려움이 더 컸던 여행을 즐겁게 다녀올 수 있었을까요.
이후에 제가 또 해외 여행을 간다고 해도 이 기억은 아마 1년, 10년, 20년 뒤에도 잊을 수 없는 너무나도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당시 버스에서 내릴 때 이 순간을 잊고 싶지 않아서 주먹을 맞대고 앞으로 화이팅 하자고 했었는데, 사진도 첨부합니다 ㅎㅎ
제게 다음 여행도 다짐할 수 있는 용기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늘 건강하시길 마음 속으로부터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담당자 선생님도 감사합니다.
정하늘 드림.